
세기의 매치
(Pawn Sacrifice)
오랜만의 체스영화이다. 특히 스파이더맨으로 유명한 <토비 맥과이어>의 천재연기로 기대가 됬던 작품이였다.
여전히 <토비 맥과이어>하면 스파이더맨이 떠오르는데 과연 토비는 스파이더맨 시절의 토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작품을 찍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도 토비의 영화가 나올때 마다 궁금해지는 점이다.

1. 천재소년 이야기와 천재 토비
6세에 체스시작, 13세에 미국대회 우승, 15세에 최연소 그랜드마스터, 바비 피셔는 불우한 집에서 자랐지만 체스에
입문한 순간부터 그의 머리에서는 한순간도 체스가 떠나지 않는다. 매일 체스판을 붙잡고 있으며, 심지어 체스판을 치워도
머리 속으로 체스를 두고 있는게 바로 천재 바비 피셔이다. 이러한 바비 피셔의 어릴 적 부터의 꿈은 바로 세계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 세계 챔피언인 보리스 스파스키를 넘어야 한다.
영화는 단순히 천재소년의 꿈 도전기가 아니다. 천재 영화에서 단골로 나오는 주제인 정신 분열증과 함께, 천재의 고뇌가
영화에 담겨 있다. 하지만 바비피셔의 모습에서는 살짝씩 평범한 사람의 모습이 묻어난다.
어느 히어로 보다 평범한 삶을 살던 스파이더맨을 연기 해서 일까..? 아니면 무척 노말한 토비의 외모때문일까?
광기 역시 약 3%정도 부족한 모습으로 오히려 바비 피셔의 상대역이였던 보리스 스파스키를 연기한 리브 수라이버의
연기에서 보다 인상깊은 광기를 볼 수 있다.
천재 연기로 최근 영화로는 컴버배치의 <이미테이션 게임>이 떠오른다. 상대적으로 외모에서 부터 천재와 광기가 묻어나는
컴버배치에 비해 토비는 그런부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2. 시대의 희생자들
우리에게 체스는 별 다른 느낌이 없지만 이떄의 체스는 국가간의 자존심이였다. 당시의 체스 챔피언인 보리스 스파스키는
러시아인으로써, 러시아는 미국이 러시아보다 지능이 낮다고 무시하는 근거였다. 미국으로써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었고바비 피셔는 단순히 자신의 꿈을 위해 체스 챔피언에 도전하는게 아닌, 미국과 러시아의 대결 현장에 나가는 대표자 였다.
체스 시합장에서 나는 카메라 소리, 관객 소리 만으로도 신경쓰일 정도로 예민했던 피셔에게 이러한 관심은 무척이나 큰 부담이였고,부담은 피셔의 정신불안으로 나타나게 된다. 꼭 이겨야만 하는 부담감,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천재의 고독,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고있다는 불안감 등으로 피셔는 결승 우승 후에 안타깝게도 망가지게 된다.
이 천재가 가지게 된 광기는 어쩌면 시대가 그에게 만들어 준 것일 수도 있다. 보리스 스파스키 역시 피셔보다는 덜하지만 동일한 정신불안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3. Epilogue
천재에게서 오는 놀라움, 스포츠에서 오는 쾌감, 냉전분위기에서 오는 씁쓸함.. 세기의 매치는 이 세 부분의 조화가 적절하다.
그런면에서 부담없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세기의 매치> 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냉전과 천재, 그리고 광기까지를 생각한다면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계속해서 <이미테이션 게임>의 컴버배치가 떠오른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체스라는 정적인 스포츠에서 자유로운 느낌의 컴버배치는 어쩌면 미스매치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들긴 한다.